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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5월 기도편지(제30호)2023년 기도편지 2023. 5. 4. 04:29
샬롬🌱
사랑하는 동역자님!
저는 늘 기도편지로 제 소식을 전하곤 하는데,
동역자님도 어떻게 지내시는지 궁금합니다🥹
기도편지를 쓰는 동안 동역자님 한 분, 한 분을 떠올리곤 하는데요,
멀리서 묵묵히 저희 가정을 위해 기도해 주셔서 감사한 마음과
동역자님의 소식에 더 귀 기울이지 못해 죄송한 마음이 교차합니다.
동역자님도 언제든 삶과 기도제목을 나눠주시기를 환영합니다!
부디 동역자님의 삶에 하나님께서 함께하심을 경험하고
하나님을 갈망하는 목마름이 날마다 풍성히 채워지기를 소망합니다!
🙏
- 바울 한별 아린 이든 올림 -
Becoming a Cultural Insider as a Learner
한 달에 한 번, 다양한 선교지에서 사역하고 계시는 선배 CCC 선교사님들과 순모임을 하고 있습니다. 그 순모임을 인도하고 계시는 간사님께서 해주신 말씀이 있습니다.
"I am not a king, but a Servant." (나는 왕이 아니라 종이다.)
"I am not a teacher, but a Learner." (나는 선생이 아니라 배우는 자이다.)
"I am not a tourist, but an Insider." (나는 관광객이 아니라 내부자이다.)이는 선교사가 선교지에 적응하는 가운데 기억해야 할 구호와 같은 것이었습니다.
저는 그동안 복음을 전하러 왔고, 가르치고, 한국에서의 경험과 사역을 전수하고자 하는 생각과 교만에 빠져있었음을 깨달았습니다. 막상 와보니 문제투성이로만 보였고, 모두 고치고 정상적으로 돌아가게끔 해야 하는 수리공으로도 여겼습니다. 처음에는 전도도 잘되고 기꺼이 배우고자 하는 순원이 생겨서 즐겁기도 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저를 이곳으로 불러주신 이유와 목적을 깨달으니 자신감도 넘쳤습니다. 앞으로 하나님께서 행하실 일들이 마냥 기대되어 밤잠을 줄여가며 일하곤 했습니다.
그런데 점점 여러가지 한계에 부딪혔습니다.
가장 큰 한계는 문화적인 한계였습니다. 이곳의 학생들은 대부분 크리스천이라고 고백하지만, 교회에 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성경을 가지고 있지 않은 학생들도 많았습니다. 약속을 잡더라도 막상 약속시간이 가까워지면 연락이 안 되기 일쑤였습니다. 심지어 예수님을 영접했다고 말하는 저의 순원들조차 교회에는 가고 싶어하지 않았습니다.
특히 제 순원 '우나티'(Unathi)는 연락이 안되다가도, 갑자기 어느 날 연락이 와서
"어디세요? 오늘 순모임 하고 싶어요."
"어디세요? 오늘 사진 좀 찍어줘요. 부탁할게요. 아, 순모임도 해요."라고 말하기도 해서 당황스럽기도 했습니다.
(현지 학생들이 사용하는 핸드폰 카메라 사양이 좋지 않아서, 좋은 화질의 사진을 찍고 싶어서 부탁한 것 같습니다.😂)우나티는 간증을 들어보거나 순모임을 할 때면 믿음이 있는 것 같으면서도, 알기가 참 어렵습니다..😅 교회에 매번 데려가려고 노력하지만 아직까지도 한 번도 오진 않았습니다. 어느 날은 "만 원만 빌려주세요. 꼭 갚을게요."라든지, "오늘은 교회갈게. 대신 저번에 준다고 약속했던 성경책 꼭 줘야 해."(그리고 오진 않았습니다😅) 라는 말로 저를 들었다 놨다 하는 친구입니다.
다음은, 팀사역에 대한 한계입니다. 제가 혼자 사역을 하는 게 아니라 현지 간사님들과 발맞추어하다 보니 생기는 제약들도 있습니다. 현지 간사님들과 관계는 너무 좋고, 특별히 갈등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함께 '일'을 하기에는 한국인의 심정이 가만히 있지를 못합니다😅😅😅 늘 발을 동동 구르며 이것저것 제안해보기도 하고, 때로는 저 혼자 해보려고 하기도 하지만 움직이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이것도 문화적 차이가 있겠지요.
현지인 간사님 중 한 분도 "사역이 정체되고 퇴보하는 것 같다"고 말할 정도로, 사역이 제대로 불이 붙기도 전에 꺼지는 것 같아 안타까웠습니다. 좀만 하면 될 것 같은 마음에 조급해지기도 하고, 이들에게 무언가 보여줘야 할 것 같은 부담감도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얼른 캠퍼스에 영적 운동이 일어나기를, 한국에서 배운 대로 다양한 시도를 해보기를 바랐습니다.
그러나 이외에도 언어적인 한계도 느끼고, 아직은 가족이 모두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느껴서 사역에서 한 발자국 물러나기로 했습니다. 한국 본부와 현지 캠퍼스 사역 팀장님, 이곳 지역 책임 간사님과의 면담을 거쳐 사역을 절제하고 언어를 익히는 일을 최우선으로 하기로 했습니다. 초임 선교사에게는 1~2년 정도의 언어연수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지는데, 다음부터는 이 기회가 없다고 합니다. 지금이 아니면 수준 높은 영어를 구사하도록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없기에 잠시 멈추어서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를 하기로 했습니다.
여호와께서 너희를 위하여 싸우시리니 너희는 가만히 있을지어다
- 출 14:14 -어느 날 제 조급한 마음을 하나님 앞에 쏟으며 일기를 쓰는데, 이 말씀 구절을 떠오르게 하셨습니다. 영어 성경으로는 "The LORD will fight for you, while you keep silent."(NASB) 즉, "네가 침묵하는 동안 주님께서 너를 위해 싸우실 것이다."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애굽의 병사들은 바로 뒤까지 쫓아왔고, 앞으로는 갈 길이 막혀 불평불만 하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향해, 하나님께서는 "침묵하라. 가만히 서서 주님께서 오늘 너희를 위해 하시는 일을 보아라." 말씀하십니다. 앞으로 이 말씀이 저희의 선교 사역 가운데 붙잡아야 할 말씀처럼 느껴졌습니다. 제가 무언가를 이루려고 애쓰거나 혹은 포기하여 뒤로 물러나는 것이 아니라 주님께서 행하실 일을 기대하는 것입니다. 그 때에 주님께서 홍해를 가르듯 길을 내셔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하실 것을 믿습니다. 막혀있는 이곳 캠퍼스의 물 길도 새로이 여셔서 이들을 구원하실 것을 소망합니다🙏
"충성된 사람들에게 부탁하라" 🫵
제가 만난 학생 중에서 유일하게 충성스럽고 성실한 순원이 한 명 있습니다. 바로 마이클(Michael)입니다. 이곳에 오기 전 선교사 훈련원 원장님이셨던 나태은 간사님께서 "첫 3년은 화려한 사역을 하려고 하지 말고 꾸준히 전도하며 소그룹 하나 정도 일궈내는 목표만 세우세요"고 하셨던 말씀이 기억납니다. 첫 3년은 씨를 뿌리는 시기요, 그다음 3년은 결실을 맺는 시기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간사님께서 양육하신 그 제자가 이후에 중국의 대표가 된 것처럼, 저 또한 단 한 명의 제자를 세우더라도 남아공 대표를 키운다는 마음가짐으로 사역하라고 조언해 주셨습니다.
저의 남아공 첫 제자인 마이클이 어쩌면 이후에 남아공 대표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가르치고 있습니다. 처음 성경을 선물로 받았을 때 기뻐 웃음을 감추지 못했던 순수한 모습, 함께 전도하자는 말에 쑥스럽고 부끄러워하면서도 자기 친구를 만나 우리 모임에 대해 소개하는 모습 등을 보면서 참 감사했습니다. 이처럼 한 영혼이 참 귀하다는 걸 깨닫습니다✨ 마이클을 통해서 새롭게 공동체를 열어가실 하나님을 기대하고 소망합니다🙏
사랑스러운 아이들
아이들도 잘 적응해주고 있습니다. 여전히 유치원에 가면 영어만 써야 해서 답답해하곤 하지만, 이제는 울음도 많이 줄었습니다. 아린이는 영어로 "one, two, three, four,,, one hundred!"까지 셀 수 있게 되었고, 유치원에서 배운 노래를 부르기도 합니다. 이든이도 색깔을 영어로 말할 줄 알기도 하고, 선생님이 하는 말을 조금씩 이해하고 있다고 합니다. 아이들의 언어 습득 능력이 부럽기만 합니다😂 또 밥 먹을 때마다 영어로 기도하고, 하나님, 예수님, 성령님을 (아빠보다) 사랑한다고 고백하는 아이들을 볼 때마다 행복에 겨운 순간들도 존재합니다.
요즘 날씨가 점점 추워져 기침과 콧물을 늘 달고 살기도 해서 마음이 아프기도 합니다. 때때로 할머니, 할아버지, 가족들, 라엘이, 그리고 장난감이 많았던 한국을 그리워하기도 하지만, 조금씩 '영어만 쓰는 나라'도 좋아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아이들에게 자주 화를 내는 아빠일 때가 많아 너무 미안하기도 하고, 엄마아빠를 따라와서 열심히 적응해주고 있는 아이들이 참 대견스럽기도 합니다. 아내는 제가 학교 과제와 시험 때문에 정신없이 허덕일 때마다 육아를 도맡아 해주고 있어 정말 고맙습니다.
아직은 저희들 모두 적응할 게 투성이지만, 하루하루 주시는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감사함으로 살아내고 있습니다😊 이 모든 일 뒤에 동역자님의 기도와 사랑이 있음을 알기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동역자님의 삶 가운데에도 늘 은혜와 감사함이 넘치기를 다시 한번, 소망하고 축복합니다👨👩👧👦
💌 기도제목 💕
개인 및 가정
1. 매 순간 성령충만하게 하시고, 조급하지 않고 기도보다 성령보다 앞서지 않게 하소서.
2. 가족들이 낯선 남아공 생활에 잘 정착하고, 열린 마음으로 언어와 문화를 배우게 하소서.
3. 아린, 이든이가 정서적으로나, 신체적으로나 유치원 생활에 잘 적응하여 기쁨이 가득한 생활을 누리게 하소서.
4. 무엇보다 건강하게 사역하게 이 가정을 지켜주소서. 점점 날씨가 추워져서 늘 감기를 달고 있습니다. 환경에 서서히 잘 적응할 수 있게 하소서.
사역
5. 남아공 현지팀에게는 학생들을 영적 승법번식할 수 있는 제자로 훈련이 필요합니다. 현지 간사팀과 잘 소통하고, 이곳에 훈련을 세워나갈 수 있도록 지혜를 주소서.
6. 순원들 한 명, 한 명(마이클, 우나티, 케이시)이 삶에서 주님과 친밀하게 동행하고, 다른 이들을 가르칠 수 있는 제자로 성장하게 하소서.
7. CCC를 학교 동아리로 등록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학생 수 조건(20명)을 맞춰야 합니다. 이를 위한 과정도 순적하게 이뤄지게 하소서.
8. 신학과 안에 학과 기도모임이 잘 세워지고, 신학생들이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고 그들의 사명을 올바르게 찾을 수 있게 하소서.
9. 신학과뿐만 아니라 모든 학과마다 기도운동의 불씨가 번져서, 학과마다 순이 꽃피고 이 캠퍼스에 푸르고 푸른 그리스도의 계절이 오게 하소서.
10. 6월에 있을 한국 CCC 여름수련회에 현지 간사 2명이 참여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이들이 수련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재정적인 문제나 여러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울 수 있는 지혜를 주소서. 수련회에 참여하게 될 간사들이 한국에서 캠퍼스 복음화와 민족 복음화의 비전을 품는 시간이 되게 하소서.
11. 한국의 단기선교팀 파송 및 남아공과 한국과의 파트너십 관계가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다리 역할을 잘 감당하게 하소서.
재정 및 공동체
12. 익명으로, 때때로 저희들의 필요를 아시고 후원해 주시는 동역자들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함께 선교에 동참하는 모든 동역자들의 삶과 가정에 백 배의 결실이 있게 하소서.
13. 교회를 좀 더 집과 가까운 곳으로 옮겼습니다. 기존 교회는 멀어서 함께 교제할 수 있는 공동체를 찾아 옮기게 되었습니다. 저녁에만 기존 교회에 가려고 합니다. 아무래도 집과 가깝다 보니 같은 단지 내에 교회 사람들도 있고 순조롭게 현지 사람들과 친해지고 있습니다. 공동체에 잘 적응할 뿐만 아니라 현지 사람들 속으로 잘 스며들게 하소서.
늘 소중한 기도와 동역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에필로그>
최근 인하대 캠퍼스 채플에서 졸업생의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저도 그 중 한 부분을 부탁받아 영상으로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CCC와 함께한 저의 이야기가 담겨있습니다. 시간이 되실 때 가볍게 보시라고 첨부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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