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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2월 기도편지(제27호)2023년 기도편지 2023. 2. 9. 16:56
샬롬.
사랑하는 동역자님!
튀르키예에서 대형 지진이 발생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불과 일주일 전, 저희 가정이 경유지로 약 20시간 정도 머물렀던 곳이 튀르키예였기에 남 일 같지 않아 안타깝고 마음이 아픕니다.
비록 지진이 발생했던 곳과는 멀리 떨어진 곳에 있었지만, 잠시 머문 그 땅의 사람들의 온정이 아직 남아있기에 더욱 마음이 쓰입니다.
많은 도움의 손길들이 속히 그곳에 닿기를
하나님의 긍휼하심과 은혜가
그 땅에 전해지기를 기도합니다.
또한 동역자님과 동역자님의 가정을
우리 주님께서 언제나 눈동자 같이 지켜주시기를
두 손 모읍니다.🙏
- 바울 한별 아린 이든 올림 -
이상한 나라에서 살아남기⚡️
동역자님께서 저희 가정을 위해 기도해 주시고 늘 응원해 주신 덕분에 잘 도착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사실 소식을 좀 더 빨리 전해드리고 싶었는데 하루하루 정신없이 보내고 있어서 이제야 보내드려 죄송한 마음입니다. 짧지만 잠깐 동안 남아공에서 겪었던 이야기를 풀어보려고 합니다.
남아공은 정말 이상한 나라입니다. 어떻게 보면 아프리카 같기도 하지만, 어떻게 보면 백인들이 많아 유럽 같기도 합니다. 제가 사역하는 캠퍼스에도 백인들이 많기 때문에 정말 유럽에 온 것만 같은 착각이 들기도 합니다. 남아공의 아픈 역사를 떠올리며 아직 회복되지 않은 여러 모습을 현실 속에서 매일매일 마주할 때마다 생각이 깊어집니다.
책에서만 읽었는데, 정말로 대부분 가게의 손님은 백인, 점원은 흑인이었습니다. 많은 흑인들은 사진에 보이는 것처럼 다닥다닥 붙어있는 판자촌에서 지냅니다. 백인들은 안전한 지역에서 조깅을 하거나 야외 카페에서 차를 마시는 반면, 차들이 쌩쌩 지나다니는 차도에서 구걸하는 흑인들도 꽤 많이 보입니다.
저희 같은 동양인은 매우 눈에 띄고, 기억에도 잘 남는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괜찮은 것 같아도 두 번, 세 번 같은 길을 지나다니면 타깃으로 삼을 수도 있기에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흑인들이 어슬렁어슬렁 다가오면 두려운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물론 아주 친절하고 순수한 흑인들도 만났습니다ㅎㅎ 흑인 중에도 부유한 층이 더러 있긴 합니다. 영어를 공용어로 사용하지만, 그들의 언어를 배워서 대화를 걸면 정말 좋아해 줍니다.^^)
저와 가족들의 안전을 생각해서 최대한 조심하고 경계하는 마음도 크지만, 충분히 교육받지 못하고 당장 생계가 급한 이들의 필요를 생각하면 너무나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정부가 잘 작동하여 사회의 불평등을 최소화하고 교육과 복지의 기능이 잘 작동하면 좋겠지만, 코로나와 부정부패로 인해 지금은 전기의 공급마저 불안한 상황입니다. 정말 이 나라에 복음으로 인한 총체적인 변혁과 더불어 지혜로운 리더가 필요함을 느낍니다.
여기는 하루에도 두 세 번, 두 시간씩 정전⚡️이 됩니다. 다행인 것은 언제 정전이 될지 알려주는 어플이 있다는 것입니다. 어떤 날은 네 번, 다섯 번 되는 날도 있다고 합니다. 정전이 되면 신호등도 꺼지기 때문에 교통체증도 생기고, 음식도 해 먹기 어려워집니다. 온수도 전기로 데우기 때문에 미리 대비를 해놓아야 합니다. 또한 밤에는 특히나 위험하기 때문에 해가 지기 전에 무조건 집에 가야 합니다. 그래도 정전 때문에 생기는 특별한 어려움은 없이 잘 적응하는 중입니다.^^
또 남아공은 지금 아주 무더운 여름🔥입니다. 아침이 되면 바람이 많이 불어서 아직 추위가 가시지 않은 쌀쌀한 봄 날씨인데, 낮이 되면 해가 정말 뜨거워 땀이 주룩주룩 나는 여름이 됩니다. 늦은 오후가 되어 그늘이 지면 시원한 가을 날씨였다가 밤이 되면 추워서 이불을 싸맬 정도로 바람이 세차게 불어 겨울이 된 것만 같습니다.
이러한 환경 가운데 저희 가정은 안전한 곳에 잘 정착하여 생존(?)에 힘쓰고 있습니다. 다행히 도와주시는 분이 계셔서 안전한 곳에 집도 구하고, 은행 계좌도 열고, 차도 알아보고, 생활에 필요한 것들을 알아보고 있습니다. 해외송금이 더뎌 아직 차를 구하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를 때가 많고, 식탁이 없어 바닥에서 밥을 먹고 있긴 하지만 그래도 '안전한 집'🏠이 있다는 얼마나 감사한 지 모릅니다.
한국에서 선교를 준비하면서 집 없이 약 6~7개월을 보내며 가족들이 고생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저희 가정이 무엇보다도 먼저 이곳에서의 생활에 잘 적응하고, 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들이 잘 구비될 수 있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남아공에서도 많은 분들이 살펴주시고 챙겨주고 계십니다.
볶음밥, 미역국, 조기, 수육, 김치, 과일, 그 외 양념들과 그릇 등등...한인분, 선교사님, 목사님. 정말 감사합니다. 😭😭😭
이곳은 유럽인가 아프리카인가
제가 공부하는 곳이자 사역하는 곳인 '스텔렌보쉬 대학교(Stellenbosch University)'🏫는 마을 전체가 대학교인 곳입니다. 그래서 따로 정문이나 후문이 없고, 마을 곳곳에 학과 건물과 집과 상가와 공원 등이 함께 어울려 있는 색다른 곳입니다. 17세기에 네덜란드 사람들이 정착하며 세워진 도시라서 곳곳에 유럽풍 건물과 그때 심어진 참나무들이 크게 늘어서 있습니다. 케이프타운 다음으로 가장 오래된 백인 정착지이기도 합니다. 대학교 중심부에는 대부분 백인들만 있기에 정말 유럽에 온 것만 같습니다.
저도 나름 신입생(?)이어서 OT(오리엔테이션)에 참여했는데, 기분이 매우 매우 이상했습니다ㅎㅎ 외국인 신입생을 위한 OT였는데, 동양인은 찾기가 어려웠습니다. 모든 학생들이 백인이었고, 유럽에서 온 학생들이었습니다. 다시 학생으로 돌아간 기분도 이상했습니다😂 어색하기도 하고, 외롭기도 하고, 위축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재밌기도 했습니다. 학교 분위기는 워낙 활기가 넘치고 북적북적해서 절로 가슴이 벅차오릅니다. 제가 학교 생활 또한 잘 적응할뿐더러 친구들도 잘 사귈 수 있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아버지 같은 Eddie 간사님과 친구 Esmari 간사님
남아공 전체에는 약 80명의 간사님들(인턴 포함)이 계시고, 그 중 캠퍼스 사역을 하는 간사님들은 5명🖐 정도 있습니다. 이 중에서 3명은 아주 멀리 떨어진 도시에 있고, 두 명이 Western Cape 지역에서 캠퍼스 사역을 합니다. 제 옆에 있는 분이 리더인 Eddie(에디) 간사님이시고, 가운데 있는 분이 Esmari(에즈마리) 간사님입니다.
에디 간사님은 호탕하고 유머 있는 분이셨습니다. 일 년 동안 연락만 하고 지내다가 직접 만나니 정말 반가웠습니다. 우리 모두 하루에 세 명 이상 전도하는 게 목표라고 하시면서 본인은 어떻게 복음을 전하는지, 어디서 복음을 전하고 가르치는지 알려주셨습니다. 늘 저희 가정을 배려해 주셔서 최대한 부담을 안 주려고 노력하고 계십니다. 앞으로 어떻게 관계를 쌓아가며, 어떻게 사역을 해나가게 될지 무척 기대가 됩니다ㅎㅎ
올해부터 스텔렌보쉬 캠퍼스 사역팀에 합류하게 된 에즈마리 간사님은 저와 나이가 같고, 남아공 토박이인 간사님입니다. 그동안 에디 간사님 하고만 사역하게 될 줄 알았는데, 한 명 더 함께 하게 되어 더욱 든든한 마음입니다. 아내와 아이들에게도 관심을 많이 가져줘서 고맙고, 무엇보다 같은 또래가 있어서 정서가 잘 맞았습니다.
2월 2주차는 오리엔테이션 기간이기 때문에 신입생들에게 우리 모임을 홍보하고 함께 전도하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유럽에서 온 친구들의 반응은 대부분 차가웠지만, 남아공 백인 친구들은 그래도 이야기를 들어주는 편이었습니다. 그러나 흑인이나 컬러드(인도, 동남아 또는 혼혈) 친구들은 더욱더 쉽게 마음 문을 열어 대화를 많이 나눌 수 있었습니다. 그중에 '주주'라는 친구(첫 번째 사진에서 검은색 줄무늬 옷을 입은 친구)는 자신은 복음에 대해 들어보지 못했다고 해서 복음을 전해주었는데요, 놀랍게도 자신도 예수님을 믿고 싶고, 모임에도 참여하고 싶다고 답해주었습니다. 하나님께 참 감사하고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이 친구가 앞으로도 잘 연결되어 양육받을 수 있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또 앞으로도 이 간사님들과 함께 하나가 되고, 서로에게 좋은 시너지가 되어 즐겁게 사역해 나갈 수 있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매주 월요일마다 남아공 전체 캠퍼스 사역팀 간사님들과 줌 미팅을 통해 말씀과 기도제목과 사역을 공유하고, 금요일마다 제가 속한 지역의 간사님들과 기도회 시간을 갖습니다. 저희 가정에게 관심이 많으시고 기도도 많이 해주셔서 새로운 가족을 얻은 기분입니다. 특히 다양한 연령대와 인종과 문화가 한 데 어우러져 말씀과 기도제목을 나누는데 가슴이 벅찼습니다. 서로 비슷한 고민과 묵상을 하는 것도 신기했고, 함께 묵상한 말씀으로 같은 하나님을 바라볼 수 있어 감사했습니다. 비록 중간중간 알아듣지 못해 "ㅎㅎㅎ" 웃어넘기는 경우도 다반사이지만(ㅠㅠ),, 그때마다 제가 이해하고 알아들었는지 물어봐주고, 못했으면 차근차근 천천히 다시 설명해 주시기도 합니다. 얼른 저도 다 같이 농담으로 웃을 때 같이 웃어보고, 저 또한 영어로 농담해 볼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저희 가정은 이곳에서 잘 적응하고 있습니다.😚
아직 모든 것이 새롭고 이상하지만
멀리 한국에 계신 동역자님이 계시기에 든든하고
하나님께서 언제나 지켜주시기에 평안합니다^^
앞으로 시작될 하나님의 이야기가 저도 무척 궁금하네요😊
늘 저희 가정을 위해
기도해주시고,
사랑해 주시며,
응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기도제목
1. 가족들이 낯선 남아공 생활에 잘 정착하고, 열린 마음으로 언어와 문화를 배우게 하소서.
2. 아린, 이든이가 다치는 곳 없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하게 하소서.
3. 아직 가구를 마련하지 못했습니다. 필요한 가구와 물건들이 잘 구비될 수 있도록 모든 필요를 살펴주소서.
4. 비자 때문에 학교에서의 공부와 사역을 병행하게 됩니다. 새로운 학교 생활에도 잘 적응하고 예비된 만남들이 잘 이루어지게 하소서.
5. 남아공 현지 간사팀(캠퍼스 사역팀 간사님들과 Western Cape 지역 간사님들)과 아름다운 동역을 이루게 하소서.
6. 삶과 사역에 있어서 부담 없이 해나갈 수 있도록 가족들 모두 언어(영어)에 진보가 있게 하소서.
7. 예상한 초기 정착비보다 훨씬 더 많은 재정이 지출되고 있습니다. 차량도 너무 비싸고, 가전/가구에 들어가는 비용이 생각보다 만만치 않습니다. 또 아이들을 유치원에 보내기 위해서는 부부가 따로 움직여야 하기에 차량 한 대가 더 필요하기도 합니다.. 이를 위한 추가 후원금이 잘 모아지고, 새로운 후원자들이 연결되게 하소서.
8. 현지에 정착할 교회를 찾고 있습니다. 건강하고 생명력 넘치는 교회에 잘 정착할 수 있도록 인도하소서.
늘 소중한 기도와 동역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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